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4장 - 마지막 조각 (감정의 사각지대 종료)

by Blahzone 2024. 12. 8.
 

4장 - 마지막 조각

리아는 점점 더 깊은 숲 속으로 걸어갔다. Blahzone은 이제 단순한 미로가 아니었다. 주변은 그녀의 기억과 감정이 뒤섞인 풍경으로 변해갔고, 현실과 환상이 뒤엉킨 그곳에서 그녀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남자는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걸으며 말했다.
"마지막 조각은 네가 가장 숨기고 싶었던 기억일 거야. 그리고 그것을 마주하는 건 네가 지금까지 겪은 어떤 시련보다 힘들 거야."

리아는 걸음을 멈췄다. 그가 하는 말이 두려웠다.
"내가 숨기고 싶었던 기억이라니… 난 그런 걸 몰라. 왜 내가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거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Blahzone은 네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을 보여주는 공간이야. 네가 기억하든, 잊고 싶어 하든 상관없이."

리아는 침을 삼키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두려움 속에서도 마지막 조각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을 굳게 다졌다.


조각이 남긴 비밀

숲의 끝자락에서, 리아는 마침내 마지막 조각을 발견했다. 그것은 다른 조각들과 달리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조각을 잡으려는 순간, 리아의 눈앞에 환영이 떠올랐다.

그것은 에단이었다. 그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리아, 제발 이 조각은 놓아줘. 넌 이 기억을 마주하면 안 돼."

리아는 환영을 향해 소리쳤다.
"왜 내가 마주하면 안 되는 거야? 난 네가 왜 Blahzone에 들어갔는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고 싶어!"

에단의 환영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네가 Blahzone에 들어온 이유는 날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넌 날… 여기에 가두기 위해 왔던 거야."

리아는 그 말을 듣고 얼어붙었다.
"무슨 소리야? 난 널 구하려고 온 거야! 네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에단은 슬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게 네가 믿고 싶었던 이야기야. 진실은… 네가 그 조각을 봐야만 알 수 있어."


선택의 문턱

리아는 손을 떨며 마지막 조각을 집어 들었다. 조각 속에서 떠오른 기억은 그녀를 깊은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영상 속에서, 어린 리아는 에단과 함께 어두운 방 안에 있었다. 방 안에는 무언가 이상한 기계가 있었고, 그것은 Blahzone을 만들어낸 원천이었다. 에단은 기계 앞에 서서 리아를 보호하려고 했고, 리아는 그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넌 내가 아닌 자신을 선택했어. 그래서 이곳에 남아야 해."

그 순간, 어린 리아는 에단을 기계 속으로 밀어 넣었다. 에단은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고, 그녀를 끝까지 미소 지으며 바라보았다.

"네가 후회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괜찮아.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야."

기억은 그 순간 멈췄다. 리아는 손에 든 조각을 떨어뜨리며 비명을 질렀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난 그런 선택을 한 적 없어!"

하지만 조각 속 진실은 그녀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을 부정했다.


새로운 진실

리아는 머리를 감싸쥐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모든 기억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녀가 Blahzone에 들어온 이유는 단순히 에단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를 여기 가둔 것도, 그를 희생하게 만든 것도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남자는 리아의 곁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진실은 항상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야. 하지만 이제 넌 선택해야 해. Blahzone을 끝내고 에단을 해방시킬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 남아 그와 함께 감정을 잃고 살 것인지."

리아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젖은 그녀의 얼굴에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Blahzone을 끝내겠어. 그가 나를 위해 희생했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그를 위해 희생할 차례야."

남자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선택이 모든 걸 바꿀 거야. 그리고 그 대가는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지도 몰라."

리아는 그의 손을 잡고 마지막 조각을 자신의 가슴 가까이 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선택은 단지 에단의 운명뿐 아니라 Blahzone 자체를 뒤흔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끝을 향한 발걸음

리아는 마지막 조각을 품고, 남자와 함께 숲의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Blahzone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현실의 흔적은 모두 사라진 듯했다. 그녀의 주변은 에단과의 기억들이 얇은 안개처럼 흩어져 떠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다잡았다.
"내가 이곳을 끝내야 해. 그가 감정 없는 공허 속에서 갇히지 않도록."


진실의 중심

숲의 끝자락에서 리아와 남자는 거대한 문 앞에 섰다. 문은 금속과 빛으로 이루어진 듯했고, 조용히 진동하고 있었다.

"이게 Blahzone의 중심이야." 남자가 말했다.
"이 문을 열면 네가 진실을 마주하게 될 거야. 하지만 네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을 거야."

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조각을 문 앞에 가져갔다. 조각이 닿자 문은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고, 눈부신 빛이 그녀를 감쌌다.

문이 완전히 열리자, 리아는 자신이 거대한 홀 안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홀의 중심에는 에단이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고요하게 서 있었지만, 그의 주변에는 금빛 실들이 그를 묶고 있었다.


에단과의 재회

리아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다.
"에단!"

에단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는 리아를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넌 여기에 왜 왔어?"

리아는 그의 앞에 서서 말했다.
"널 데리러 왔어. 네가 Blahzone에 갇히지 않도록, 널 구하려고."

에단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내 선택이었어. 널 지키기 위해 이곳에 남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이었어."

리아는 그의 말을 듣고도 고집스러웠다.
"넌 날 위해 너무 많은 걸 희생했어. 이제는 내가 너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해."


Blahzone의 의지

리아가 에단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홀의 벽이 움직이며 형태를 바꿨다. 금빛 실들이 살아 움직이며 리아를 둘러쌌다.

낮은 목소리가 홀 안을 가득 채웠다.
"Blahzone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나는 기억과 감정의 총체이며, 너희의 선택으로 만들어졌다."

리아는 목소리를 향해 소리쳤다.
"그렇다면 그를 놓아줘! 그는 나를 위해 희생했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

Blahzone은 천천히 대답했다.
"희생은 너희가 만든 진실이다. 그를 풀어주려면 너의 모든 감정을 내게 바쳐야 한다."

리아는 잠시 멈췄다. 감정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의 인간성을 잃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에단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내 감정을 다 가져가. 그가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난 괜찮아."


희생의 대가

Blahzone은 금빛 실로 리아를 감쌌다. 그녀는 점점 무언가가 자신의 안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감정의 무게, 기억의 흔적이 하나씩 사라져 갔다.

하지만 리아는 끝까지 눈을 감지 않았다. 그녀는 에단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너는 자유야."

에단의 눈이 다시 빛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금빛 실에서 풀려나며 리아를 바라보았다.
"리아… 넌 왜 이런 선택을 했어?"

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감정을 잃고 있었다. 에단은 그녀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넌 항상 나를 구하려 했지만, 내가 널 구하지 못했어."


새로운 시작

Blahzone이 점차 무너지고 있었다. 에단은 리아를 품에 안고 홀에서 빠져나갔다. 숲은 사라지고, 주변의 모든 것이 현실의 색을 되찾고 있었다.

리아는 조용히 에단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고요함이 스며 있었다.

에단은 그녀를 보며 결심했다.
"너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네가 내게 남겨준 모든 걸 기억하며 살아갈게."


Blahzone은 사라졌고, 에단은 새로운 세상에 홀로 남았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리아의 희생은 그에게 자유와 감정을 되찾아 주었고, 그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Blahzone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에단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었다.